깡충 개구리, 혹은 사슬에 묶인 여덟 마리의 오랑우탄

Hop-Frog

 

무슨 제목이 이렇지 라고 생각했는데 광대의 이름이었다.

 

왕은 재담을 무척 좋아해서 자신 소유의 광대를 갖고있었다. 그리고 그에게는 일곱명의 대신이 있었다.

왕의 총애를 받기위해서는 익살스러운 이야기를 잘 해야했다.

당연히 그의 대신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익살꾼인 동시에 살이 많이 쪄서 몸집이 큰 점도 왕과 비슷했다.

왕은 자신이 뚱뚱하다는 것을 아는지 광대이자 난쟁이인 '깡충 개구리'를 위안거리로 삼았다.

그는 다리가 불편한 장애가 있었고 난쟁이었다.

'깡충 개구리'라는 이름은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이 흡사 개구리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인듯 하다.

그는 어느 먼 나라에서 온 듯한데 그와 함께 잡혀 끌려온 '트리페타'라는 난쟁이인 어린 소녀가 있다. 그 둘은 강제로 유괴되서 왕에게 선물로 보내졌다.

트리페타는 난쟁이었지만 균형 잡힌 몸매와 춤솜씨가 훌륭해서 인기가 많았다.  당연하게도 그 둘은 가까워졌고 친구가 되었다. 

어느날 왕은 가장무도회를 열기로 한다.

축제의 밤 아직 의상을 정하지 못한 왕과 일곱명의 대신들은 깡총 개구리와 트리페타를 부른다.

왕은 술을 싫어하는 깡충 개구리에게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한다.

술에 취해 깡충 개구리가 의상제안을 하지 못하자 술을 다시 억지로 마시게 하려하자 트리페타가 용서해달라고 간청한다.

그러자 왕은 그녀를 밀치고 술잔을 그녀의 얼굴에 쏟는다.

그 모습을 본 깡충 개구리는 화가 나 이를 간다.

왕이 무슨 소리냐고 묻자 바깥에서 나는 앵무새 소리라고 둘러댄다.

깡총 개구리는 왕이 주는대로 술잔의 포도주를 단숨에 마신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한다.

'사슬에 묶인 여덞 마리의 오랑우탄'이며 잘하면 아주 훌륭한 웃음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사슬을 이용해 탈출한 오랑우탄처럼 보이게 만들겠다고 설명한다.

그러자 왕과 대신들은 아주 좋아하며 깡총 개구리에게 분장을 맡긴다.

난쟁이는 그들을 꼭 끼는 옷 위에 타르를 듬뿍 발랐다. 그리고 야수의 털처럼 보이도록 타르 위에 황갈색 아마포를 한겹 발라졌다.

그리고는 사슬을 왕의 허리와 대신들의 허리에 순서대로 이어서 묶고 둥글게 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사슬을 연결했다.

(이 부분을 자세히 묘사하는 이유는 깡충 개구리가 계획한 바가 있음을 나중에 알 수 있다.)

연회장의 실내장식을 맡은 트리페라는 깡총 개구리의 제안에 따라 샹들리에를 없애고 고리만 남겨둔다.

마침내 연회장에 깡총개구리의 제안대로 가장무도회에 오랑우탄 분장을 한 왕과 대신들이 뛰어들어간다.

손님들은 너무 놀라 혼비백산으로 기절하고 도망친다.

군중이 흥분해 정신이 없을 때 샹들리에를 걸어놓던 고리가 서서히 내려온다. 

난쟁이는 그들이 계속 소동을 부리도록 부추기면서 그들의 중앙에 있는 사슬을 잡아 샹들리에를 매달던 고리에 재빠르게 끼워넣고 올려졌다.

그때 사람들은 이를 장난으로 여기고 폭소한다.

깡총 개구리는 "이놈들은 제가 맡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횃불을 집어 사슬위로 올라간다. 

"제가 이제 곧 이놈들이 누구인지 밝혀 내겠습니다."

광대는 이를 간다.

분노와 광기에 넘치는 표정으로 왕과 대신들을 내려다본다.

그리고 왕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척하며 아마포 천에 횃불을 붙였다.

곧 몸 전체로 번졌다. 여덟 마리의 오랑우탄 무리는 형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맹렬한 불에 타버린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저의 마지막 즉흥연주이옵니다" 라는 말을 끝으로 천장 유리창으로 트리페타와 함께 고국으로 도망쳤다.

 

 

James Ensor, Hop-Frog's Revenge(La Vengeance de Hop-Frog)1898

 

이 소설은 3인칭으로 전개된다.

말이 광대이지 노예나 다름 없다. 

난쟁이는 마지막까지 연극인척 하면서 즐기다가 마지막 순간에 불을 붙여 복수를 완성한다. 

그는 왕과 대신들을 죽일 마음을 먹게 된 계기는 트리페타이다.

자신이 모욕을 당해도 가만히 있었으나 자신을 위해 나섰다가 트리페타가 험한꼴을 당하자

이성을 잃고 아니 오히려 이성을 초월해서 치밀하고 끔찍한 살인계획을 세운다.

 

아몬티야도 술통과 달리 복수의 원인을 명백히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공포심보다는 폭군의 최후를 보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