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 속의 사람

The Man of the Crowd 

 

 

화자는 카페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이런저런 생각과 평가를 한다. 외모나 옷차림, 자세, 행동거지 등을 나열하며 사람들에 관한 정보들을 찾고 분석하고 저마다 어떠한 특징과 직업군인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보여준다.

그러다 한 남자를 발견한다. 그의 눈길을 사로잡는 독특한 노인의 알 수 없는 저면에 깔린 분위기와 표정을 발견하고 강렬한 호기심을 갖는다. 그리곤 그에 대해 알고자 뒤를 밟는다. 그가 걸어가는 길을 따라다니다 보면 그가 어떠한 인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따라갔지만 무엇을 향해 가는지 어떠한 목적이 있는지 끝내 알 수 없게 된다. 군중 사이를 헤집고 걸어가는 그 남자는 자정이 지나 새벽이 다 되도록 끊임없이 걷고 또 걷는다. 다만 그의 걸음을 통해 알 수 있는 바는 사람들이 있는 군중 속은 헤매고 그러다 인적이 드물어지면 어디로 갈지 몰라 방황하듯 좌절하듯 힘없이 걷다가 다시 인적이 많은 곳에서는 활기를 되찾고 활보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반복된다. 끝내 화자는 그를 따라가는 걸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이 노인은 지능이 뛰어난 흉악범 같은 사람이다.
그는 혼자이기를 거부한다.
그는 군중 속의 사람이다.
그를 쫓아가 보았자 소용없는 일이다.
그에 대해서나 그의 행위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더 이상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호르툴루즈 아니마에⌟보다도 더 모호한 책이다.
그리고 '그것은 읽히기를 거부한다.'는 사실이야말로 아마도 신이 내려 주시는 가장 거대한 자비 중 하나라고 봐야 할 것이다.”

민음사_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군중 속의 남자는 사람들 속을 열심히 활보하지만 무언가에 뚜렷한 관심을 갖고 멈춰 서 있거나 사람들과 관계를 맺거나 어디론가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

그저 바다에 표류하는 것처럼 거리를 걷는다. 군중 속에 있어야만 생기를 갖고 혼자서는 의지나 힘을 잃어버린 것 같다.

태엽을 감아놓은 기계처럼 정처 없이 걷는 그의 모습은 외로워 보인다. 자신의 정체성 없이 군중 속에서 묻어간다.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계속해서 군중을 찾아다니고 방황하는 노인은 현대인의 방황과 정체성의 상실을 보여준다.

 

 

 

Illustration by Harry Clarke "The Man of the Crow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