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죽음의 가면극

The Masque Of The Red Death

 

 

적사병의 죽음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붉은 죽음'이라는 병이 나라에서 횡횡하다. 그 병의 묘사가 끔찍하다.

그 병에 걸리면 날카로운 고통과 현기증이 나고 모공에서 엄청난 피가 흘러나오면서 피부가 썩는다.

발병에서 종식까지 단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프로스페로 왕은 붉은 죽음이라는 역병을 피해 귀족들과 친구들을 불러 대사원에서 은둔했다. 튼튼한 담장 안에 사원에 있으면 끔찍한 역병을 피해 살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담장의 문도 용접해 출입의 가능성을 봉해버렸다. 전염병에서 완전히 격리되었다고 생각하고 안에서 유흥을 즐겼다. 바깥세상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던지 알바 아니라는 것이다. 

안에는 모든 오락거리와 먹고 마실것을 준비해두고 즐기기만 하면 그만이다. 

어느날 가장무도회를 열었다. 

무도회는 일곱개의 방으로 된 홀에서 열렸다. 왕의 취향은 유별났다. 그에 취향을 반영한 무도회장은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일곱개의 각 방들은 한 가지 색으로 통일했다. 이 복도에는 건물 바깥으로 통하는 출구도 없다. 모든 실내장식과 창문의 색이 방의 색과 통일했다.푸른색, 자주색, 초록색, 주황색, 흰색, 보라색, 마지막 일곱번째 방은 검은색이었는데 유일하게 창문의 색은 일치하지 않았다. 창문은 진홍빛이었다. 

검은색 방에 있는 커다란 벽시계가 있다. 시계가 정시마다 울릴때마다 모든 사람들은 움직임을 멈춘다. 시계소리가 멈추면 다시 경쾌한 웃음소리가 터져나오고 성대한 연회가 진행됬고 또다시 시계가 울리면 똑같은 혼란과 동요, 몽상이 반복된다. 

가장 무도자들중 누구도 맨 끝 검은색 방으로는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다. 밤이 다가오면서 핏빛 창문을 통해 더욱 강렬한 붉은빛이 들어오기때문에 무시무시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침내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고 모든것이 멈추었다. 종소리가 완전히 멎기전 한 가장무도자의 존재를 인식한다. 사람들은 경악하고 공포와 혐오를 표하며 웅성댔다. 그 인물은 온몸을 수의로 감고있었다. 얼굴을 가린 가면은 굳은 시체의 표정같았다. 옷에는 피가, 얼굴에는 진홍색 반점이 가득했다.

붉은 죽음의 역병에 걸린 환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왕은 그를 보고 매우 화가 그를 잡아 죽이라고 명한다. 그러나 끔찍한 모습에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 

침입자는 푸른색방에서 자주색 방으로, 자주색 방에서 초록색 방을 지나 보라색방까지 도착했을때 왕은 분노에 차서 그를 향해 달려갔다. 왕이 단검을 든채 그에게 바짝 추격해 갔을때 검은 벨벳 방의 벽에 도달한 그 침입자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자와 같이 몸을 돌려 왕을 정면으로 마주 보았다.

고함 소리가 들리고 왕은 죽어 쓰러져있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그 침입자를 사로잡았으나 몸을 붙잡은 순간 그 몸 안에 아무런 실체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제 붉은 죽음의 역병이 그들 사이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그가 밤의 도둑처럼 그들을 찾아온 것이었다."

사람들은 하나 둘씩 피로 물들며 죽어갔다. 

 

어둠과 명망과 붉은 죽음이 모든 것 위로 군림했다.

 

Illustration for "The Masque of the Red Death" by  Harry Clarke , 1919

출입구를 봉인해버린 사원, 문을 만들지 않은 연회장 모두 닫힌 구조이다. 입구를 완전히 봉쇄해버렸지만 역병을 피하지 못했다. 오히려 역병이 들어오자 빠져나갈 출구를 잃어버리는 자충수가 되었다. 붉은 죽음은 연회장 가운데 홀연히 나타나 그저 방에서 다른방으로 지나가지만 끝내 출구가 없는 막다른 방에서 역병을 퍼트린다. 처음부터 죽음을 위해 마련한 곳인것같은 검은색 방에서 왕은 붉은 죽음을 죽이려고 다가갔으나 죽어버리고 만다.